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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린푸실 이야기/역사(신화) 이야기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Narin Pusil 2021. 8. 13. 23:27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원제 : Les croisades vues par les Arabes
아민 말루프 / 아침이슬 / 2002.4.27



우리는 유럽사의 일부로서 다룬 십자군 전쟁만을 알아 왔다.

그러나 전쟁의 한쪽 당사자였으며 그들의 땅을 전장으로 내주어야 했던 아랍인들의 역사에서

십자군 전쟁이 어떻게 평가되고 묘사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레바논 출신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 아민 말루프는

오직 십자군 전쟁 시기의 아랍쪽 사료에 근거하여 200년간의 십자군 전쟁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엮어 냈다.

저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을 서술함으로써

이를 세계사적 사건으로 다시 보게 해주며 시각의 균형을 잡게 한다.

 

 

○ 목차

384

추천의 글
머리말
프롤로그

1부 침략

1장 프랑크인들 들이닥치다
2장 저주받을 갑옷 제조인
3장 마라의 식인종

2부 정복

4장 트리폴리스의 2천 일
5장 암살단 아사신

3부 반격

6장 다마스쿠스의 음모
7장 에미르의 눈에 비친 야만인들

4부 승리

8장 성왕 누르 알 딘
9장 살라딘의 등장
10장 관대한 군주

5부 유예

11장 살라딘과 리처드
12장 예루살렘의 운명

6부 추방

13장 몽골인의 채찍
14장 신이여 다시는 그들이 이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옵소서

에필로그
용어설명
주석과 출처
연표
지도
옮긴이 글
인명 색인
지명 색인

 

 


○ 저자소개 : 아민 말루프 (Amin Maalouf)


공쿠르 상 수상 작가인 아민 말루프는 1949년 레바논에서 태어났으며

베이루트 대학에서 정치경제학 및 사회학을 공부했고,

1976년 이래로 프랑스에서 살면서 프랑스어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1993년 소설 [타니오스의 바위]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아스투리아스 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리가 비게 된

아카데미 프랑세즈 (Academie francaise)의 일원으로 선출되었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사람 잡는 정체성], [사마르칸드], [마니], [타니오스의 바위] 등이 국내에 번역되었다.

 

 


– 역자 : 김미선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체 게바라 평전』,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전쟁』,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보르헤스와 아르헨티나 문학』,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종이괴물』, 『지리의 힘』 등이 있다.

384

○ 책 속으로

지금껏 우리는 십자군 전쟁에 대해 그 진상은 물론,

전쟁의 한쪽 당사자의 의견이나 생각은 배제된 평가만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오랜 공백을 메워주는 책이 바로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다.

이 책이 아랍 세계의 자료와 생각을 모아 줌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균형 잡힌 감각과 객관성을 가지고 십자군 전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당대 아랍 역사가와 연대기 저술가들의 생생한 묘사와 증언인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아랍인들이 유럽의 그리스도 교도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으며

그들이 어떤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는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가장 극악하고 비인간적인 행위에

분노하고 고뇌했던 당대 이슬람 지식인들의 생각이 절절히 배어 있다. — p.8



물론 전혀 그릇된 판단이라고는 할 수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판단이 약간의 수정을 요한다는 점이다.

아랍인들은 십자군 전쟁이 발발 하기 전부터 분명한 ‘결함’을 지니고 있었다.

프랑크인들이라는 존재가 그것을 드러나게 했고 더 악화시켰을지는 모르지만

그 결함을 창출한 장본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 p.361

 


○ 독자의 평

“마라 (이슬람 도시)에서 우리들은 이교도 (이슬람교도) 어른들을 커다란 솥에 넣어 삶았다.

또 그들의 아이들을 꼬챙이에 꿰어 불에 구웠다.

이것은 프랑크 군대의 연대기 저자인 라울 드 카엥의 고백이다.”

인육을 먹는 십자군 군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1,000년 전 아랍 세계로 침입한 사람들이 있었다.

정의로운 기독교 세계를 지키고 성지 수호를 위해 나선 `십자가가 새겨진 천 조각을 두른 프랑크인들’ 이었다.

이때의 동방은 동로마 제국을 중심으로 비잔티움에서 세력을 펼치고 있는

룸인과 셀주크, 투르크, 시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랍계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무슬림에게 제3의 성지로 불리는 예루살렘은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성지 순례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십자군 전쟁은 성지 예루살렘 보호를 명목으로 하고,

무슬림들에 의해 성지 순례가 방해와 압박을 받는다는 이유로 로마 교황의 명령에 의해

프랑크인 (프랑스계, 독일계, 이탈리아계 등)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일곱 차례에 걸친 동방 원정의 배경에는 정치적, 경제적인 배경이 있다.

기독교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서로마제국의 교황은

동로마 제국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를 품고 있었다.

 

십자군 전쟁은, 경제적으로는 동방 무역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서방 상인들의 이해 관계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교과서적인 평가를 뒤엎는 책이 나왔다. 바로 『아랍인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다.

 


이 책은 『이슬람: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의 저자 이희수 씨의 추천사에도 나와 있듯이

서방 세력의 침략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아랍 내부의 모순과 결함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피력하고 있다.

단순히 피해자로서의 이슬람이 아닌 이슬람 세계의 정치 군사적인 행동과 그 연원을 알 수 있다.

이슬람 지배자들의 친외세적인 측면이나 집권을 위해서 프랑크인들과도 서슴 없이 손을 잡는 행위 등

이슬람교도의 입장으로 봤을 때 반이슬람 행위를 한 동족에 대해 가혹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이라는 이름도 서방 세계에서 보는 관점일 뿐 이슬람에게 이 전쟁은 침략 전쟁이었다.

130여 년 동안 일곱 번의 침략을 받으면서 이슬람의 유명한 도시와 제국들은 차례로 무너져가고,

그 도시의 주인은 바뀌었다. 일곱 번이라고는 하지만 서방의 점령자들은 200여 년간

아랍 세계의 일부를 소유하고 통치하면서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예루살렘과 다마스쿠스, 알레포, 안티오케이아 등의 도시가 무너졌다.

이렇게 무너지는 와중에도 아랍의 집권 세력은 권력 다툼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지하드’라고 하는 성전 선포와 더불어 시작된 이슬람교도들의 봉기와 저항 정신이 책 전체에 드러나고 있다.

현재 이슬람 세력 안에 있는 테러 집단의 기원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암살단 `아사신’의 이야기에서

민족적 (투르크, 이집트, 시리아 등), 종교적 (시아파, 순니파) 대립을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선 이슬람 장군 `장기’와, 성왕 `누르 알딘’ 등의 영웅들이 이 침략 전쟁에서 등장한다.

사자왕 리처드를 매료시켰던 이슬람의 지도자 살라딘도 빠질 수 없는 사람이다.

서방의 침략이 끝날 때 몽고의 침략이 시작되고,

1000년 전의 중동은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새로운 세기로 향하고 있었다.

 


이 책은 기존의 이슬람 소개서와는 많은 차이점을 지닌다.

이 책은 현재 이슬람의 문화를 만들어낸 역사적 사실과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그 당시로서는 최고의 의학을 자랑했던 아랍의 의학에서부터 각종 풍속을 볼 수 있다.

또한 현재와의 연관성도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9.11 테러 이후 각종 언론을 보면서 이슬람의 정치 군사적인 체계가 우리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전 정권이었던 탈레반은 정당이나 군사나 정부 조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조직이다.

외국 사람(오사마 빈 라덴)이 정권의 핵심부에 있고,

`지하드’가 선포되자 이슬람 각국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소속되어 있는 국가를 넘어서는

이슬람인들의 연대와 시위 그리고 항전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이슬람식 정치 행위는 1000년 전 이슬람에 대한 서방 침략 전쟁(십자군 전쟁)에서도 드러난다.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프랑크 인들과도 손을 잡았던 왕이나 칼리프, 술탄들을 재위에서 내쫓고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서 서방과의 한판 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그들에게 국가는 하나의 집단일 뿐 자신들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초국적이며 신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

역사 이래 침략에 대한 방어와 새로운 침략 전쟁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고대사와 근현대사를 만나는 것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오해를 벗고 현재의 아랍 세계를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미국의 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리라.

사족에 가까운 사견 하나를 덧붙이자면,

이 책은 전쟁사 소설로 봐도 『삼국지』와 『열국지』에 뒤떨어지지 않는 재미를 안겨 주는 맛도 있다. _ 이동준

 


○ 출판사

 

 

서평

레바논 출신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작가이면서 아랍 역사에 정통한 아민 말루프는

오직 십자군 전쟁 시기의 아랍 쪽 사료에 근거해 200년간의 십자군 전쟁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엮어 냈다.

아랍인들의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은 ‘성전 (聖戰)의 대서사시’가 아니라

유럽인의 야만적인 침략이었으며, 대학살과 약탈로 무슬림들의 삶이 짓밟힌 반문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성군 (聖君) 살라딘이 예루살렘을 탈환한 사건은

아랍 세계가 유럽에 거둔 위대한 승리로 아랍인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이제껏 무시되어 왔던 관점에서 십자군 전쟁을 서술함으로써

유럽사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세계사적 사건으로서 십자군 전쟁을 다시 보게 해주고,

시각의 균형을 잡아주는 책이다. 저자는 섣부르게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기보다

십자군 전쟁을 직접 보고 겪었던 아랍 역사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십자군 전쟁을 말하게 하는 치밀한 구성력으로 역사서로서 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