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딸>인 <사샤 세이건>이 <뉴욕 매거진에 기고>한 ≪Lessons of Immortality and Mortality From My Father, Carl Sagan.≫ 글을, 인터넷 잡지 "ㅍㅍㅅㅅ"에서 번역한 것을 추림
1.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부모님은 저녁 식사 시간마다 회의적 사고와 우주의 역사에 관련된 한 가지 주제를 잡아 나와 대화했습니다. 우리는 끈질기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주고받았고 절대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또는 “그건 원래 그런 거야”라고 답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설사 답이 없는 질문이더라도, 모든 질문에는 깊은 생각과 솔직한 의견이 따라왔습니다.
2. 아주 어렸을 때, 그때까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아버지에게 그분들이 어디 계신지 물었습니다.
“그분들은 세상을 떠났단다.”
그는 슬프게 말했습니다. 나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아빠는 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없나요?”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고 싶지만 죽음 뒤에 다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왜요?”
그는 매우 부드럽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직 진실만이 비판을 견딜 수 있다고요.
“자신에게, 그리고 권위 있는 다른 이들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게 될 거야.”
이때가 내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순간입니다. 그 뒤로 어린 내가 존재의 두려움에 빠지려 할 때마다 부모님은 내게 그들의 과학적 세계관으로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너는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단다.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야.”
3. 한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운명의 갈림길이 있는지 이야기했고, 내가 지금 바로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가까운 별이 내는 따스한 온기를 즐길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4. 유전자를 통해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더 멀리는 우주, 곧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는 항성들의 핵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의 유명한 말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We are star stuff)’는 말을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5. 생전에 '과학적 방법론'을 주장한 아버지를 언급하며 "과학은 아버지의 일이긴 했지만 세계관, 철학, 삶의 원칙이었다. 어떤 견해가 면밀히 들여다봐도 무너지지 않는지 검증하고 확인하는 방식이 과학이라고 했다"고 강조한다. 아버지는 부모님과 세상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며 '믿음'에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믿는다고 해서 사실이 되는 건 아니며, 우리가 믿는 것들도 새로운 정보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도 덧붙인다.
6. 아버지는 매우 부드럽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직 진실만이 비판을 견딜 수 있다고요. “ ....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어버리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고, 또 다른 사람들, 특히 권위 있는 이들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속아 넘어가게 될 거라고.......
7. 이 글을 읽고 나서는, 과학 지식을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준 과학자로만 알고 있었던 칼 세이건이 강인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린 딸에게 두려움을 불러올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하는 아빠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보통은 자신이 사후세계를 믿든 믿지 않든, 아이가 충격을 받을까봐 두렵다는 핑계로 하늘 나라에 계신다거나 나중에 만난다거나 하는 말로 얼버무리지 않을까. 그후 혼란스러워하는 사샤에게 부모는 과학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안정감을 갖도록 도와주고, 현재의 삶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잘 이끌어주었다.
8. 칼 세이건이 딸에게 해 준 말,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어버리는 건 위험하다’는 특히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이 시대를 향한 충고가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자신에 대해 타인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삶이란 얼마나 피곤할 것인가. 바라는 대로 믿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려면 얼마나 강한 정신력이 필요할 것인가.
특히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시대 시대마다, 진실과 거짓을 교묘히 뒤섞는 방법으로 종교를 내세워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더구나 나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알고 있는 알고리즘에 의한 속임수로 계속 흔들어 대고 있는 오늘날 이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Carl Sagan에 대한 20가지 글들
'나린푸실 이야기 > 역사(신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르면 믿고, 알면 못 믿는다 (0) | 2021.07.19 |
---|---|
What's different about church?교회는 뭐가 다를까?? (0) | 2021.07.13 |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 (0) | 2021.06.07 |
금나라 시조는 신라인, 여진의 역사도 한국사 (0) | 2021.06.06 |
오스만투르크, 아르메니아에서 학살을 자행하다. (0) | 2021.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