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의 양명학 전래는 왕수인(王守仁)의 생전인 1522년이다. 그러므로 조선 양명학은 중국에 못지않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양명학 수용은 양명학 전래로부터 100년도 더 지난 뒤, 하곡(霞谷) 정제두(鄭齊斗)의 출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제두는 그의 만년, 강화도에 은거했기 때문에 정제두에서 시작하는 학통을 강화학파(江華學派)라 하고, 정제두의 학설은 그의 호를 따라 하곡학(霞谷學)이라고 칭한다. 강화학파는 혈통과 학통이 결합된 형태로 근대 시기에 이르기까지 연면하게 존속하였다. 조선의 양명학 수용 문제를 고찰함에 있어 강화학파는 피해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그러나 강화학파의 양명학이나 하곡학 수용의 실태는 여전히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