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야 믿고, 알게되면 못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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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Truth),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 .. '자유함'이고, '복'이다.

나린푸실 이야기/음악 이야기

투란도트 (Turandot): 소프라노, 중국공주. 칼라프 (Calaf): 테너, 타타르국의 왕자

Narin Pusil 2022. 9. 25. 17:11
  • 투란도트 공주(드라마티코 소프라노)   : 중국의 공주이자 알톰의 딸. 인정이 없고 냉혹한 성격. 수수께끼 3개를 내고 이것을 맞히는 사람에게 혼인하겠다고 하고 실패하면 목을 벤다. 극 중 등장하면서 타타르 국이 중국을 침범하였을 때, 선조인 로링 공주를 무참히 살해하였다며, 그로 인해 수수께끼를 내어 이국의 왕자들을 살해하여 복수를 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투란이란 뜻은 중앙아시아 라는 뜻을 지니고 있고, 도트는 딸(daughter)에서 유래된 말로써 투란도트는 투란의 딸이라는 의미다.

  • 칼라프(테너)     : 망국(亡國) 타타르의 왕자이자 티무르의 아들. 스핀토나 드라마틱 테너가 많이 맡는 배역이다.            푸치니 본인은 보다 서정적인 테너를 선호했으나 프랑코 코렐리가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말이 있다.

 

  • Nessun dorma (3막 / 칼라프 / 아무도 잠들지 말라)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모두 맞힌 칼라프가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Nessun dorma)는 한국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오래 알려져 있었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중국 본토에서도 「공주는 잠 못 이루고」혹은 「공주는 잠 못 들고」라는 번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는 오역이다. 제목의 어디에도 '공주'를 의미하는 단어가 없다. 인터넷 및 번역기를 통해 검색해도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라는 의미로만 나온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공주가 왕자를 그리워하며 잠을 못 이룬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시점에 잠잘 수 있는 사람은 투란도트 공주밖에 없다.  '이런저런 감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공주'라는 뉘앙스가 극의 상황을 상상하기에 딱 좋은 어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오랫동안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인데, 해당 아리아가 등장하는 극의 장면과 전혀 맞지 않은 것 때문에 적절한 의역이라고 보기 어려운 오역이 되버린 케이스다.

 

결국 죽은 시인의 사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처럼 오역임에도 보편적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자리를 잡아버린 관계로 여전히 다수의 매체에서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고 표기하고 있다.  투란도트에서 가장 유명한 곡. 칼라프가 투란도트의 3가지 문제를 맞혔지만 자신과의 혼인을 거부하는 투란도트에게 나는 그대가 낸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었으니, 나도 그대에게 하나 내겠다며 하룻밤 안에 자신의 이름을 맞히라는 문제를 낸다. 이에 투란도트는 그의 이름을 알게 될 때까지 아무도 잠을 자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리고, 칼라프는 승리를 확신하며 이 노래를 부른다.

 

오페라 아리아가 흔히 그렇듯이 제목으로 알려진 Nessun dorma는 아리아의 시작을 여는 첫 가사다.  북경 백성들Questa notte nessun dorma in Pekino!Nessun dorma! Nessun dorma!오늘 밤 북경의 백성들은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무도 잠들지 말라![14]칼라프Nessun dorma!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무도 잠들지 말라!Tu pure, o Principessa당신도, 공주여nella tua fredda stanza그대의 차가운 침방에서guardi le stelle별을 보시오che tremano d'amore, e di speranza!사랑과 희망에 전율하는!Ma il mio mistero è chiuso in me허나 나의 비밀은 내 안에 깊이 가두어졌으니il nome mio nessun saprà!아무도 내 이름을 모를 것이오!No, No! Sulla tua bocca아니, 아니, 그대 입술에lo dirò quando la luce splenderà!여명이 밝으면 내가 말해주리다!Ed il mio bacio scioglierà그러면 내 입맞춤이 침묵을 녹이고il silenzio che ti fa mia!그대는 내 것이 될 것이오!투란도트의 하인들Il nome suo nessun sapràE noi dovrem, ahimè, morir, morir그의 이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리니아아, 우리는 죽게 되리라Dilegua, o notte!물러가라, 밤이여!Tramontate, stelle!사라져라, 별들이여!Tramontate, stelle!사라져라, 별들이여!All'alba vincerò!새벽 밝아오면 나 이기리라!Vincerò! Vincerò!이기리라! 이기리라!

 

 

1990년 쓰리 테너 콘서트로 클래식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젊은 세대에게는 폴 포츠가 부른 곡으로도 인식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 듯 하다.그러나 쓰리 테너 콘서트 이전에도 이 곡은 유명한 아리아였으며, 이곡을 자주 불러서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만드는게 크게 기여한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전에도 여러 테너들이 불러 유명했는데, 특히 프랑코 코렐리가 유명하여 파바로티 이전에는 이곡을 대표하는 테너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밖에도 델 모나코, 유시 비욜링 등의 버전 또한 유명하다.

 

'썸 오브 올 피어스'에서 미합중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유도하려 했던 신나치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을 암살할 때 나오는 배경곡이기도 하다. 미션 임파서블 5에서도 IMF요원들과 암살자들의 저격시도 저지에 쓰이기도 했다. 킬링필드에서도 시드니가 캄보디아에 프란을 두고 와야 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에서 나온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곡이긴 하지만, 칼라프 그 자체라고 평가받는 프랑코 코렐리나 '황금의 트럼펫'이란 별명으로도 불렸던 드라마틱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버전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이 곡에 적합한 스핀토/드라마틱 테너인 만큼, 이 아리아가 불린 유명 영상, 활용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프랑코 코렐리 영상 

미션 임파서블 영상

폴 포츠 영상

파바로티 영상

 

나비부인처럼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이 극대화한 오페라이다. 극중 설정으로는 중국이 배경이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현대의 퓨전 사극처럼 판타지스러운 설정이다. 주연들의 이름만 보아도 주인공이자 작품의 제목인 공주님의 성함부터가 페르시아어인 '투란도트'며, 모티브가 된 모델은 몽골 공주인 '쿠툴룬'이다. 왕자 이름은 칼라프, 노예 소녀의 이름은 '류' 등이며 다른 사람들 이름도 마찬가지다.

 

신하들 이름은 대놓고 '칭챙총'을 떠올리게 하는 핑, 팡, 퐁이다. '퐁' 같은 경우에는 아예 표준중국어(베이징 관화) 기준으로 존재하지 않는 발음이고, '팡'은 표준중국어 기준 '뚱뚱하다'(胖.......)는 뜻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고 스토리상으로도 이름만 중국인 판타지 국가다. 이러한 판타지적인 면모를 감안해서인지 해설지부터 아예 전설 시대라고 못박아놓고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중국 신화적 요소가 반영되어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으며, 중국 역사를 통틀어서 본작의 묘사가 말이 될만한 상황은 없다. 게다가 전설 시대라고 불릴만큼 오래된 시대인데도 수도가 베이징이다.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해 무지했던 당대의 서양인들이 오리엔탈리즘적 환상을 짬뽕시켜 창작해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찾아낼만한 중국적인 요소는 아리아들에 간간히 강소지방의 민요 '모리화'의 음이 보인다. 물론 가사는 다르다.이러한 면모의 근본적인 원인은 투란도트의 원전이 페르시아의 아라비안 나이트 격인 천일일화에 수록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이 오페라의 원안이었던 희곡이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고치의 손에서 씌어서 극중 사람들의 이름이 이렇게 설정됐다. 참고 때문에 애시당초 사실성과 멀리 떨어진 이야기였다고 할 수 있다.

 

결론을 얘기하면, 스토리와 고증 같은 것은 따지지 말고 그냥 동양 판타지라고 생각해야 편하다. 나비부인과 더불어 유럽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이 반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비판받는 경우가 있다. 오리엔탈리즘은 물론이고, 공주가 기습 키스(..)로 '정복'당한다는 스토리도 그러하다. 더구나 공주의 복수심은 다름아닌 강간, 살해된 조상을 위한 것이라는데, 남주인공의 강제키스를 당하자마자 사랑에 녹아내린다는 내용은 아무리 오페라 대본에 불과하다지만 한심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아래 문단에는 이런 평가가 편협하고 수준 낮은 평가라고 절하하지만, 실제 푸치니도 칼리프가 퇴장하는 장면까지만 작곡하고 그 뒤에 사랑이 이뤄지는 부분은 작곡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질낮은 엔딩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작곡하는 과정에서 대본과 가사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강간 및 살해를 당한 조상을 향한 복수'는 어디까지나 명분일 뿐, 공주는 그저 전해들은 과거의 사실만으로 본인을 사랑해 청혼한 죄없는 남성들을 죽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제기된 바 있다.

 

공주가 단순히 강제 키스를 당해서 정복되었다는 주장은 앞에 나오는 류가 모진 고문을 받음에도 사랑을 위해 공주 앞에서 희생하는 장면을 통해서 반박이 가능하며, 공주가 왕자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은 키스로 정복 당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반론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상술한 결론 문단의 내용이 작품을 제대로 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편협하고 수준 낮은 평가라며 비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