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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린푸실 이야기/음악 이야기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Narin Pusil 2021. 2.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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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이 노래는 ‘가고파’와 더불어 경상남도 마산(지금은 창원시 마산구)을 대표하는 가곡이다.

 

1. 가곡 '가고파'는 마산 출신의 시조시인 노산 이은상이 시를 썼고, 평남 안주 출신의 김동진이 숭실전문학교 재학때인 1933년에 작곡했다. 그 ‘가고파’의 작곡가 ‘김동진’의 제자가 ‘고향의 노래’ 작곡가 ‘이수인’이다.

 

2. 이 곡의 가사를 쓴 김재호 시인은 1938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내용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은 금병산과 월파산이 둘러싼 ‘진영단감’의 고장이다. 마산으로 유학, 마산중학교, 마산상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거제고교, 통영여고 교사를 거쳐 1968년에는 마산 제일여고 교사로 재직했다.

 

3. 1960년 연세대 재학 중 당시 부산에서 발행되던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치 않고 얼마 후 ‘현대문학’에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추천으로 등단을 완료한다.

 

4. 그는 1990년대에는 부산에서 학원 국어강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김재호 시인의 회고에 따르면 ‘열세 살에 병약하시던 어머니가 서른 여섯이라는 한창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 즈음 나는 배움을 위해 고향을 떠났다. 그 새벽길을 걸어 읍내 ‘진영역’ 까지 같이 걸어 배웅나온 할머니 ‘인동 장씨’가 손에 꼭 쥐어주던 손 때 묻은 지폐 한 장과 경전선 철길을 따라 피어난 가을 국화의 향기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5. 싸리 울타리가 고운 고향집 마당에 들어서면 처마에 달린, 육각의 파란 초롱 꽃등불이 흔들거린다. 그리고 그 등불위로 소리없이 펑펑 날리던 함박눈과 그 눈 사이로 들리던 경전선의 기적소리,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썼다.‘ 그러니까 이 노래는 마산이 아니라 ’진영‘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1992년 1월 26일 자 ‘경향신문’에 실린 김동률 기자가 쓴 기사를 참조)

 

6. 작곡가 이수인은 1939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5남 4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1950년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6년 때 당시 마산 회원초등학교 교장으로 발령이 난 아버지를 따라 마산으로 이사했다. 교장이던 아버지의 임지를 떠돌아 다녔던 것이니 사춘기 시절을 보낸 마산을 고향으로 생각했다.

 

7. 그러나, 가야금 연주를 즐기던 그의 아버지는 2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가세가 기운다. 마산중학교, 마산고등학교를 거쳐 무작정 상경해 친구집을 전전했다. 9남매의 일곱째이니 대학진학을 꿈꾸기는 어려웠다. 마산고 시절 그는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가곡 ‘가고파’(이은상 시, 1933년 김동진 작곡), ‘내 마음’(김동명 시, 1944년 김동진 작곡)을 잘 부르던 유명한 학생이었다.

 

8. 그리고, 궁리 끝에 서라벌 예대(지금은 중앙대 예술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그의 스승은 그가 흠모하던 작곡가 ‘김동진’ 선생으로, 후에 경희대로 옮겼고, ‘가고파’, ‘목련화’와 같은 명곡을 남겼다.

 

9. 이수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마산 성지여고의 음악선생으로 부임했고, 이듬 해 마산 제일여고로 옮겼다. 이 제일여고에는 후에 서울대 교수가 된 유안진 시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조병무, 소설가 김지연, 그리고 그의 중학교 동기동창 시인 김재호가 재직 중이었다.

 

10. 어느 날 이 학교 음악선생 이수인은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늦게 퇴근하는데, 달도 없는 하늘에 별이 너무나 눈부셨다. 한참을 운동장에서 우두커니 별을 바라보다가 문득 애송하던 가람 이병기 선생의 시 ‘별’이 떠올랐다. 그길로 다시 음악실로 뛰어 들어가 피아노를 치며 단 숨에 쓴 곡이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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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노래

이수인 작곡 / 김재호 작시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 골짝 깊은 골 초가 마을에

봄이오면 가지마다 꽃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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