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린푸실 이야기/나의 이야기

■달빛 내리던 밤에

Narin Pusil 2021. 2. 27. 06:30

■달빛 내리던 밤에

 

1. 머리 위에 두둥실 떠오른 달
   희뿌연 달빛 내려오는 바닷길을 지난 보름에 걸었습니다.

2. 달빛에 물들어 찬연히 펼쳐지는 넓고 푸른 밤바다
   풀내음, 그리고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이 간간히 발길에 차였습니다.

3. 바닷물은 가만히 다가와 모래 기슭을 어루만지며
   낮은 음성으로 대화를 건네곤 이내 다시 먼바다로 사라졌습니다.

4. 동네 어귀 하나 둘 불빛이 밝혀지고
   스산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갈때
   밤의 커튼은 어김없이 내려 왔읍니다.

5. 높이 걸려 있던 짙은 남청하늘, 순간,
   달빛에 부서져 내려와 바다가 되었습니다.

6. 달빛 아래 아름다운 이 순간의 환희만 느끼라고...
   내심 날 위로하며 다독여 주는듯 ... 말입니다.

7. 왠지모를 그리움이 외로움이 서러움이 서려있는

   메마른 가엾은 영혼에, 밤의 신비를 안고

   홀로 터벅터벅 희뿌연 달빛내리는 밤길을 걸었습니다.